도시기본계획은 국토종합계획이나 광역도시계획 등의 내용을 반영하여 어떤 도시가 지향하여야 할 바람직한 미래상을 제시해주고 장기적으로 발전해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상위계획으로, 도시관리계획의 수립 지침이 되기도 합니다. 도시기본계획의 변화, 역사, 그리고 인구와 관련성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도시기본계획의 변화
도시기본계획의 실현 가능성
국가가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국책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가치 중립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 사업의 규모가 큰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예비타당성만을 강조한다면 비수도권 지역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처지에 놓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문제는 이런 국책사업을 틈타 기획부동산 업자가 횡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는 개발계획을 공개할 때마다 시민들에게 장미빛 청사진을 보여주곤 합니다. 이들이 제시하는 도시기본계획, 개발계획, 보도자료는 멋진 그래프와 함께 공개되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인구 감소가 명약관화한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들도 자신이 속한 시군이 축소될 것이라고는 감히 말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인구 증가와 함께 발전하는 미래 계획을 제시합니다. 어떠한 시장, 군수, 국회의원도 자신의 도시가 더 이상 양적으로 규모를 키우지 못하니 미래에 대비하여 압축된 도시를 만들자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인구가 늘고 도시가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건설한 시설이 텅텅 비어 놀고 있는 모습을 흔히 볼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제시하는 청사진을 자신의 눈으로 해석할 수 있는 힘을 각자 길러야 하는 각자도생의 시대입니다. 그래야 각종 호재를 속삭이는 사람들에 휘말려 묻지마 투자나 매매를 하는 대신 정말로 거주할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냉철하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제시한 과거의 각종 계획이 얼마나 실제로 실현되었고 그 과정에서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는지를 살펴보면서 배울 수 있습니다.
성남 도시기본계획의 변천사 예시
하나의 도시가 정기적으로 발표해 온 도시기본계획들을 시간 순으로 나열하여 비교해보면 이번 도시기본계획이 왜 나왔는지 어떤 것이 어떻게 실핼될 것인지 예측해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8년에 공개된 2020 성남 도시기본계획을 보면 토지이용계획서상 성남시가 지닌 잠재력으로 1) 고도 제한의 완화로 인한 본시가지 재개발사업으로 새로운 도시 기능 회복과, 2) 성남비행장 이전시 대규모 개발가용지 확보라는 2가지 사항을 들고 있습니다. 양자 모두 서울공항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거나 또는 최소한 공항 주변의 고도 제한이 완화된다는 전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공항은 서울시 동남부와 성남시 서북부 사이에 길게 걸쳐 있으며 성남시라는 도시의 발전 방향을 크게 규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현재는 서울시 송파구와 성남시 북부가 도로와 철도 등으로 이어져 있지만 원래 서울과 성남은 성남시 서북부를 통해 이어져 있어서, 조선시대에는 금토동과 판교동 일대가 성남 전체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이었습니다.
1967년에 건설부가 작성한 서울-인천 특정지역 건설계획 조사보고서에는 금토동과 판교동의 북쪽에 자리한 둔전리에 위성도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 있습니다. 이 곳은 현재의 둔전동으로, 서울공항의 남쪽 대부분이 둔전동에 해당됩니다. 다시 말해서 지금 성남시에서 가장 도시화가 늦은 서북부지역이 1960년대까지는 성남시에서 가장 빨리 도시화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었으나, 1970년에 서울공항이 건설되면서 주변 개발이 억제되고 가장 도시화가 늦게 진행되는 지역이 되었습니다.
서울공항 이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
성남시는 서울공항으로 인해 군사도시의 성격이 짙습니다. 한국 대통령 및 외국 귀빈들을 태운 비행기들이 서울공항에서 이착륙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서울공항의 기능 중 극히 일부일 뿐이며 북한 지역을 정찰하는 금강정찰기와 백두정찰기가 이착륙하는 공항이고, 전쟁 발발시 대통령 등이 이곳에서 계룡대 인근의 지하벙커로 이동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미군도 서울공항을 함께 이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울공항을 폐쇄하고 이전하려면 미군의 작전 내용이 바뀌어야 하고 SOFA(주둔군지위협정)도 수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서울공항의 이전은 불가능하거나 아주 먼 미래의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서울공항 이전이 아니라 공항 주변의 고도 제한을 완화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2013년에 국토부에서 공항 주변 고도 제한에 대한 국제 기준을 개정하자는 안건을 국제민간항공기구에 상정하였으며 이 건이 채택되어 국제민간항공기구에서는 2015년부터 국제 기준을 개정하기 위한 TF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TF의 논의 결과가 나오면 2022년에 개정안을 작성, 2024년에 개정안 발표, 2026년부터 각국 공항에 적용한다는 일정입니다. 따라서 개정안 발표를 확인하기 전에는 고도 제한 완화 호재는 알수 없는 일이고 서울공항에 고도 제한 완화가 적용될지도 미지수 입니다.
도시기본계획과 인구
도시 성장을 위해서는 인구가 필요
도시가 성장하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는 인구 증가입니다. 인구가 증가하면 도심에서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의 수요가 증가하고 외곽지역의 도시화 속도가 빨라집니다. 2022년 1월부터 특례시 제도가 시행되면서 인구가 100만명을 넘는 고양시, 수원시, 용인시, 창원시가 특례시로 지정되었습니다. 특례시가 되면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 기본재산액이 상향되기도 하지만, 행정구가 설치되고 부시장 자리가 생기기도 합니다. 고양시는 100만명을 넘어 특례시가 된 반면, 성남시는 93만명으로 특례시로 지정되지 못하였습니다.
2020 성남 도시기본계획, 2035 성남 도시기본계획에서는 모두 성남시 인구가 100만 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제하의 계획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성남시는 2015년에 99만명을 넘어 정점을 달한 이후로 92만명 대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2035년 성남 도시기본계획 최종보고서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인구 증가를 전제로 한 호재와 계획
과거 아산신도시의 도시기본계획 수립을 맡았던 도시설계학자 안건혁의 저서 ‘분당에서 세종까지’에 나와 있는 내용을 일부 발췌해보면, 대한민국 모든 시군의 목표 인구를 합산하면 1억 명도 넘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서울시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도시기본계획에 적힌 내용을 마치 정해진 미래처럼 믿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위험한 이유입니다. 인구가 증가하면 도시가 넓어지고 밀도가 높아지나, 인구가 감소하면 반대의 상황이 펼쳐집니다.
도시기본계획에는 희망과 현실이 뒤엉켜 섞여 있으므로 모두 실현된다고 믿을 필요도, 모두 희망에 그친 거짓말도 아닙니다. 따라서 무엇이 실현되고 무엇이 실현되지 않을 지 가려낼 수 있는 눈을 키운다면 유용한 투자 정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과거 일제 식민지 시대에 실행된 토지구획사업과 제 3공화국의 사업계획서를 보며 과거의 역사를 살펴보겠습니다.
도시기본계획의 역사
일제 식민지 시대의 도시계획이 계승되는 이유
한반도에서 최초로 제작된 근대 도시계획법은 1934년 조선시가지 계획령으로, 해방 이후에도 한동안 법적 효력을 지니고 후대의 법규와 도시계획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즉, 정부는 일제 시대에 제작된 도시계획 관련 규정과 설계를 계속하여 현실화하였습니다. 서울의 경우 경성부와 조선총독부가 설계한 경성의 계획도로노선 300여개가 이후에 실현되었고, 광주광역시도 1939년의 광주시가지계획이 1967년 광주 도시계획 재정비로 계승되었습니다. 이는 친일의 문제로 접근하기 보다는 행정처리의 연속성과 관성, 보수성의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또 다른 예로 한강과 서해안을 잇는 아라뱃길은 길게 살펴보면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 일제 시대를 거쳐 현대 한국 정보가 비로소 완성시킨 1천년짜리 프로젝트였습니다.
인천 계양구의 개발 가능성
같은 관점에서 보면 아직 실현되지 않은 대규모 개발 지역 가운데 하나가 인천광역시 계양구입니다. 조선총독부는 1936년에 경기 시흥군 영등포읍 일대를 경성부에 편입시킨후, 1939년 인천부와 경성부를 하나의 도시로 합치는 경인시가지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계획에 따라 한강 북쪽의 경성과 서해안의 인천 사이에는 현재 부천 구도심, 부평역, 인천 서구 지역 등에 주택지역과 공업지역을 조성할 것이 계획되었습니다.
이후 일본은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으로 더 이상 도시계획을 추진하지 못하였으나, 그 지역들은 해방 이후 대부분 도심지, 부도심지로 성장하였습니다. 그 중에 조선시대 부평도호부 관아가 있던 계양구는 상대적으로 도시화가 늦었습니다. 경인고속도로 주변으로 공업지대가 건설되고 주거지역이 생겼으나 여전히 계양구에는 재개발 재건축 예정지가 많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6년부터 도시개발사업이 시작된 효성동 지역은 우여곡절을 거치다 최근에는 비리 의혹까지 제기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결국은 계양 지역은 주거 지역으로 재개발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토지구획 정리계획 평면도
1939년 경인시가지계획 평면도 중 대현,영등포,청량리 지역의 평면도에서는 공통적으로 토지구획 정리사업에서 제외된 지역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제척지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1941년 도시계획을 세울 때 이미 도시화가 진행되어 있던 상태의 지역입니다. 아현 2구역이 이에 해당합니다. 또, 영등포 청과시장, 영등포 중앙시장도 영등포 지역에서 토지구획 정리사업을 계획할 당시부터 도시화가 진행되어 있어 도시계획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청량리 지역에서 제척지를 찾아보면 경성제국대학 부지 등으로 1930년대의 도시개발에서 제외되었다가 최근에 재건축 사업 등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1930년대와 1940년대 토지구획 정리사업의 대상지가 된 곳보다, 이때 제척된 오래된 블록이나 외곽의 경사지가 더 빠르게 개발되었으며 개발의 주기는 약 80년에서 100년 정도입니다. 이를 통해 1930년대부터 1940년대에 정비된 구역의 개발 주기를 유추해볼 수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시기본계획의 변화와 역사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2024년 부동산 경제정책방향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