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운하 사업 역사와 변천





경인운하 사업 역사와 변천 과정을 통해 어떠한 우여곡절을 겪었고 또 어떻게 모습을 바꾸어가며 지금의 아라뱃길이라는 결과물로 실현되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파생된 위성도시 건설 계획도 함께 살펴보며 국가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과 최종 형태를 예측해보는 안목을 키워보겠습니다.

경인운하 사진

경인운하 사업 역사




일제 강점기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행정의 연속성, 행정의 관성이 가장 크게 작용한 사업은 아라뱃길 건설사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고려시대부터 시도되었던 굴포천 건설사업이 이어져왔다는 주장도 있으나, 일제 강점기시대에 경인 운하 계획이 본격화되었다고 보는 주장도 있습니다. 해방 이후 각 정권들은 일제 시대의 계획을 이어받아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했다고 합니다.

먼저 일제 시대에 발간된 신문을 보면 1921년 동아일보에는 ‘경성인천 간에 운하 개착 계획’이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해마다 한강물이 넘쳐서 주변 지역에 피해를 주고 있기 때문에 운하를 뚫어서 물을 빼내자는 목적으로 사단법인 경인 운하 개착기성회를 결성했다는 것입니다. 즉 민간에서 먼저 제시되었고 원래의 목적은 물난리를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1938년 조선일보에는 ‘조선의 심장부 경성과 그 문호가 되어 있는 인천을 한 집처럼 만들자는 경인일체화’의 방법으로 경인 운하를 논의하고 있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즉 민간에서 시작되었으나 경인일체화라는 정치적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규모가 커졌음을 알수 있습니다.

1939년 발표된 경인시가지계획에서는 경인 운하의 목표 규모가 다시 줄어들어 기존 마포와 주안을 잇는 34km 규모에서 김포에서 검단까지 10km로 축소하는 계획안이 되었습니다. 이후 1공화국 시절인 1956년에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경인 운하 개설계획을 미국 기술단 측이 거부했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그 후 1961년 5월 16일 군사정변이 일어나며 경인 운하 사업은 흐지부지 됩니다.

경인 운하 구상의 부활




5.16 군사정변으로 실현 가능성이 줄었던 경인 운하 구상은 1962년 건설부가 한국건설기술단에 의뢰하여 작성한 ‘경인 지역 종합개발 조사기본보고서’로 다시 부활하였습니다. 이 보고서에 기재된 6가지 항목 중 첫번째가 경인 운하 건설입니다. 아울러 보고서의 두번째 항목은 경인 운하의 한강 쪽 입구에 한강다목적댐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그러나 댐의 8m 또는 10m까지 한강물을 채우기 위해서는 기존 한강변 지역의 침수가 예상되며 당시 치수 기술로 불가능하였기 때문에 한강다목적댐 계획은 무산되었습니다.

경인지역 종합개발 조사기본보고서를 다운로드 받으시려면 아래 링크를 활용해주시기 바랍니다.



중간도시와 위성도시 개발 제안

‘경인 지역 종합개발 조사기본보고서’에 따르면 경인 운하 양쪽에 인천항과 서울항을 건설하고, 인천항 쪽에는 거대한 저수지를 만들고, 서울과 인천의 중간에 경인중간도시를 만들자는 제안이 있습니다. 이는 조선총독부 시절 입안한 ‘경인시가지계획’에서 부천과 부평을 개발하려 했던 것과 상통하기도 하며, 현재 부평구와 부천시를 보면 계획이 실현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서울 주변에 위성도시를 여러 개 만들자고 제안되어 있는데, 고양시의 중심지인 능곡은 한강다목적댐을 세운다는 전제에서 도시를 대규모로 확장할 예정이었습니다. 한강다목적댐은 무산되었으나 능곡 도시계획은 오늘날 경의중앙선 능곡역, 3호선 화정역, 원당역에 걸쳐 실현되었습니다. 이러한 개발계획들은 1967년 건설부가 작성한 대국토건설계획안으로 확대 계승됩니다.

대국토건설계획에 지목된 신도시 예정지

1967년의 대국토건설계획에서 언급된 위성도시 건설 계획은 한국 최초의 신도시계획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 규모를 갖추고 있었던 인천, 안양, 수원, 의정부 이외에, 미금(현재 남양주시), 능곡(현재 고양시), 양곡(현재 김포시), 광주(현재 광주시), 둔전(현재 성남시) 이상 5곳이 신도시 예정지로 지목되었습니다.

먼저 고양군 능곡은 가장 기대를 받는 도시였으나 한강다목적댐 건설계획이 취소되면서 함께 도시 계획이 중단되었습니다. 이후 능곡에 기대했던 주거단지의 기능은 1989년에 착공한 일산신도시기 일부를 담당하게 되었고 최근에는 능곡보다 서울에서 가까운 삼송, 창릉, 향동, 덕은지구 등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포군 양곡은 김포, 강화, 영종지구 등 서해안 간척지구의 전진기지이자 임해공업의 거점으로 개발하고자 하였으나, 경인 운하 계획에 수반된 서해안 대규모 저수지 건설계획이 무산되면서 도시화 가능성이 사라졌습니다. 양곡은 양촌읍의 중심지로 기능하는 수준에 머물다가 2기 신도시인 김포한강신도시와 비슷한 시기에 양곡택지지구로 지정되었습니다.

현재의 남양주시인 미금도 양곡과 마찬가지로 도시화가 지연되고 그 사이 구리가 먼저 서울의 위성도시로 도시화되었습니다. 미금지역은 1989년에서야 미금시로 독립했으나 1995년에 다시 남양주군에 통합되었다가, 최근에서야 다산진건공공주택지구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8호선 연장노선인 별내선과 9호선의 연장노선인 강동,하남,남양주선이 모두 개통되면 남양주시의 생활권이 급격히 서울 강동구와 하남시로 확대될 수 있겠습니다.

둔전은 성남시 서북부를 가르키며 현재 서울공항이 들어서 있습니다.

경인 운하 사업 변천과 여의도 개발



성남시로 서울 인구가 유입된 이유

1967년 대국토건설계획을 수립한 정부는 1968년 프랑스 기술진과 함께 객관적으로 계획을 검토하였는데, 당시 프랑스 기술진이 위성도시 건설은 하지 말고 경인 운하는 규모를 축소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정부와 서울시는 둔전리가 아닌 동쪽의 광주군 중부면 일대에 위성도시를 건설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 지역은 서울과 접근성이 좋지 않고 임야가 발달해서 택지개발이 어려운 구릉지대였으나 이로 인해 땅값이 저렴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중부면 일대가 철거민 이주지로 선정되어 서울의 철거민이 이주하고 성남시가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한강다목적댐 계획

1968년 한강유역개발조사단은 경인 운하의 경제성이 떨어지므로 경인 운하 건설을 재검토할 것을 공식화하였습니다. 동시에 한강다목적댐 역시 수력발전소로 건설하는 것은 개발 가치가 없으며 용수 공급 측면에서만 인정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같은 날 여의도에서는 윤중제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여의도 윤중제는 어떤 의미에서는 한강다목적댐 계획의 부산물로 볼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강다목적댐을 건설하면 여의도 일대가 침수될 우려가 있어 제방을 쌓는다는 계획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1969년 1월 서울특별시장은 여의도개발계획을 발표하고, 1969년 12월 정보는 경인 운하와 한강다목적댐 건설 계획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1972년 건설부에서는 한강다목적댐 대신 서울 북서쪽 행주 지점에 하구언을 설치할 것으로 건의하였으며, 1988년 김포시 고촌읍 신곡리와 고양시 덕양구 신평동 사이에 신곡보가 놓이며 현실화되었습니다. 이로써 한강다목적댐은 신곡보로 크게 축소되어 현실화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또 다시 살아난 경인 운하 사업 계획

1962년 부활했던 경인 운하 건설계획은 1972년에 취소되었습니다. 그러나, 1977년 건설부는 경인 운하 건설계획을 다시 추진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1978년 건설부는 남한강 수계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담당관들을 미국에 파견하면서 경인 운하 건설에 필요한 자료도 수집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러나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의 암살로 정국이 혼란해빠지며 경인 운하 계획은 다시 걷돌기 시작하였습니다.

1989년 건설부장관은 경인 운하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보고하였습니다. 한강을 정비하면서 수심이 깊어졌기 때문에 선박을 띄울수 있는 상황이고 굴포천과 운하를 결합해도 경제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당시 1991년 착공하여 1996년에 개통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미루어지다 1996년에서야 사업 기본계획이 수립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13년이 흘러 2009년 착공되고 2015년에 아라뱃길 사업이 준공되어, 경인 운하 계획은 최종적으로 아라뱃길로 귀결되었습니다. 그러나 경인 운하 계획에 포함되어 있던 부평항, 서해안 저수지, 간척지 프로젝트가 남아 있었는데 이들을 더 살펴보겠습니다.

부천항 지역 사진

경인 운하 사업의 여파 : 부천항 구상과 가로림만 프로젝트



부천항 구상

경인 운하와 굴포천, 부평항 계획을 둘러싼 논쟁이 계속되어 오다 1996년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1994년 부천시가 제작한 2011 부천 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부천운하 계획이 A) 교통 수요와 물동량 처리, B) 강이 없는 내륙 지역의 숨통을 트게 하고 관광자원으로 역할을 기대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부천시는 1997년 2011 부천 도시기본계획 변경안을 공개하며 교통 계획을 대거 확충하는 대신 부천운하 계획은 삭제하였습니다.

이후 2021년 부천시의원이 굴포천에 부천항을 건설하고 소형 유람선을 유통하자는 내용으로 부천시장에게 건의하였습니다. 그리고 부천굴포항을 건설하겠다는 주장을 내세운 언론사도 출범하기도 하였습니다. 경인 운하에서 시작된 프로젝트가 부천항까지 이어오며 아직 끝나지 않은 계획으로 남아 있습니다.

경인 종합개발계획

1962년 경인 종합개발계획에 따르면 현재의 서구 청라동 일대에 거대한 저수지를 만들고 주변 지역을 간척하여 농경지로 만든다는 구상이 있습니다. 당시의 간척지 구상은 규모를 크게 줄여 인천 서구의 간척지로 실현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계획대로 경기만 일대를 대규모로 매립하고 동북아시아의 허브로 만들자는 주장이 2015년에 다시 재등장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내용은 경인 종합개발계획만의 내용으로는 볼 수 없고 가로림만 프로젝트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가로림만 프로젝트의 소규모 부활

박정희 정권시절의 오원철은 가로림만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면서, 충청남도 서산시와 태안군 사이에 자리한 가로림만은 천혜의 항구로 싱가포르나 상하이보다 입지 조건이 좋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따라 가로림만을 중심으로 300만명에서 400만명이 거주하는 중부종합산업기지를 만들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가로림만 프로젝트는 박정희 대통령이 암살된 후 중단되었으나, 1988년부터 충남 서산시 대산읍에 대산공단이 조성되며 소규모로 부활하였습니다. 대산공단은 울산과 여수에 이은 한국의 3번째 석유화학단지입니다.

이후에도 가로림만 프로젝트는 2010년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2017년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충청남도 지역에서 공약으로 활용하기도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선거때마다 주기적으로 부활할 수 있으며 주변 지역에서 개발계획이 구상될 때마다 가로림만 프로젝트의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본다면 가로림만 해양정원 조성사업이 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이 되었으므로 공업도시로 개발하자는 주장이 힘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경인 운하 사업의 역사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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